악마의 목구멍 – 2편 of 3편 . 악마의 목구멍과 Upper Trail을 돌고나니 오후 1시반이다. 스낵바에서 앰파나다 3개를 시키고 근처 피크닉테이블을 찾았지만 점심 때라 자리가 없다. 미리 앉아있던 현지인 부부에게 인사를 건내 합석해도 되냐는 동의를 구하고 함께 앉는다. . 노년의 남자분이 본인이 어렸을 적에 런던에서 산 적이 있어 영어를 조금 할 줄 안다고 하며 이것저것 묻는다. 내 입에서 한국인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이 런던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친구가 한국인이라며 한국인에 대한 칭찬을 시작하더니, 갑자기 화제를 돌려 작은 아이에게 살면서 주눅들지 말고 고개를 들고 눈에 힘을 주고 다니라며 일장설교를 하신다. . 어디서 말을 끊을까 하다가 마침 그분이 숨을 들이킬 때 내가 끼어든다. ‘이따 브라질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혹시 택시 말고 버스가 있나요?’ 그분도 오늘은 아르헨티나쪽에서 보고, 내일 브라질쪽으로 넘어간다고 해서 잘 모른다고 했지만, 갑자기 일어서시더니 여기저기 물어보시면서 나에게 버스가 있다고 가르쳐주었는데, 4시까지 입장을 해야해서 오늘 가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한다. 그때부터 왜 사람들이 이과수폭포는 최소 이틀을 잡아야 한다는 이유를 조금씩 체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안내데스크 직원에게도 물으니, 지금 택시를 타고 서두르면 어떻게 볼 수 는 있을 것 같지만, 입국심사 줄이 길면 늦을 수도 있다고 한다. . 작은 아이와 함께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브라질쪽은 포기하기로 했다. 가져온 현금도 부족했거니와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서두르기 보단 그냥 여유 있게 걷고 싶었다. 그래서 원래는 브라질쪽으로 넘어가기 위해 가지 않으려고 했던 Lower Trail을 둘러보기로 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 쌍무지개 사이로 걸어보고, 폭포가 만들어낸 구름 사이로도 지나가 본다. .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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